오라팡정 만성콩팥병, 사구체신염, 신장환자 대장내시경시 사용가능여부, 사용가능한 장정결제 종류, 오라팡정 가격

안녕하세요. 이약사입니다.
 
만성콩팥병, 사구체신염 환자분들은 건강관리를 잘해야 하는데요. 특히 저 같은 IgA신증 환자들은 IgA항체가 장 내막이나 호흡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 건강이 중요합니다.
IgA신증은 위키백과나 존스홉킨스 의학정보 등 각종 자료에서 옆구리 통증(flank pain)을 호소할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실제 임상에선 그러한 경우가 적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엔 간혹 옆구리 통증을 느껴 교수님께 여쭈어보니 대장내시경을 권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려고 알아보았습니다.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장을 비우는 장정결제를 받게 됩니다. 아무래도 장정결제도 약이고 또 섭취 시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하므로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선 만성콩팥병 환자가 안전하게 복용가능한 장정결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오라팡정

오라팡정

오라팡정은 2019년 출시한 장정결제로 기존 물약 하제의 복용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정제형의 편한 복용으로 복약편의성을 개선한 약입니다. 현재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부터 다양한 건강증진센터에서 사용이 되고 있는데요.
 

오라팡정 성분

오라팡정 약품 정보

이 약 1정 중
유효성분 : 무수황산나트륨 1125mg, 황산칼륨 201.07mg, 무수황산마그네슘 102.86mg, 시메티콘 11.43mg
기타첨가제 : 코포비돈, 폴리에틸렌글리콜·폴리비닐알코올공중합체
 

오라팡정 작용기전

오라팡정은 황산나트륨, 황산칼륨, 황산마그네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장정결제로 고삼투압제제(OSS)입니다.

오라팡정 작용기전 (인용 : 삼성서울병원)

오라팡정의 작용기전은 황산염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황산염은 흡수되지 않는 음이온이라 위장 내에서 삼투압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한 삼투압효과에 의해 위장관 내부로 물이 유입되고 장액성설사 유발하여 장정결이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 함께 포함된 시메티콘은 장 내 발생 기포제거를 해줍니다.
 

오라팡정 가격

오라팡정은 비급여 의약품으로 병원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삼성 서울병원에서는 23,000원이었으며 그 외에 다른 병원에서는 30,000원까지 받는 곳도 있었습니다.
 

오라팡정 만성콩팥병 환자가 사용해도 되나요?

오라팡정 약품정보에는 중증의 신장애환자(사구체 여과율이 30mL/min/1.73m2미만인 환자)는 오라팡정을 투여하지 말라고 써져 있습니다.
또한 신장애 환자 또는 신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이뇨제, 안지오텐신변환효소 저해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등)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신중히 투여하여야 하고, 이러한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하고, 대장 검사 전·후 실험실적 검사(전해질, 크레아티닌 및 BUN 수치) 실시를 고려해야 한다고 적혀있는데요.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심각한 전해질 장애와 신장 손상 또는 크레아틴 증가가 아직 보고가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일부 병원에서는 사구체 신염이나 신장애 환자임을 알려도 복용 편의성이 높은 오라팡정을 처방해주기도 합니다.
 
저 역시 사구체신염 환자임을 알렸음에도 괜찮다면서 해당 병원에서 오라팡정을 주더라고요.
물론 제가 사구체여과율이 30mL/min/1.73m2 이상이긴 하지만 제 블로그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콩팥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된다면 사용하고 싶지 않아 조금 몇 가지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1. 2023년 삼성서울병원 장정결 제제 매뉴얼

2023년 삼성서울병원 장정결 제제 매뉴얼

 
위 표는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장정결 제제 처방 시 사용하는 매뉴얼입니다.
오라팡정(Orafang)에 콩팥기능이 많이 떨어진 중증의 신장애환자(사구체 여과율이 30mL/min/1.73m2미만인 환자)는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있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30 mL/min/1.73m2 이상인 환자들에 대한 코멘트가 없는 걸로 보아 중증이 아닌 경우엔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라팡정이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도 나와있는데 콩팥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요산수치도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제 생각에는 굳이 안전한 약을 두고 이러한 오라팡정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장정결 제제 매뉴얼에서는 코리트산과 같은 4L PEG 제제가 신장 장애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나와있습니다.
 

2. EndoTODAY 내시경 교실 자료

의사들 역시 대장내시경을 학회를 통해 교육을 받습니다. 해당 학회에서 역시 신부전 환자에게 어떤 장정결제를 사용할 것인지 의사들이 물어보았었는데요.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먼저 만성콩팥병이 몇 단계인지 살피고 사구체 여과율이 30mL/min/1.73m2미만인 환자에서는 PEG나 PEG-ascorbic acid를 사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Consensus guidelines for the safe prescription and administration of oral bowel-cleansing agents. Gut 2012)
 
고려대에서 만성콩팥병 환자 141명에게 PEG나 PEG-ascorbic acid의 사용성적을 조사했었는데 두 군 모두 사구체여과율의 변화는 없었고 tolerance 측면에서 PEG-ascorbic acid가 더 좋아 PEG-ascorbic acid을 권했다고 하네요.
(Lee JM. Medicine(Baltimore) 2016)
 
여기서 나오는 PEG나 PEG-ascorbic acid은 등삼투압제제로 물에 타서 마시는 장 정결제를 말합니다.
 

2. 고용량 등삼투압제제 (PEG)

대표적으로 코리트산(태준제약), 쿨라이트산(제뉴원 사이언스)이 있습니다.

코리트산 (인용 : 약학정보원)

 
코리트산의 주성분인 폴리에틸렌글리콜은 장 흡수가 없고 대장 내강으로의 자극성 분비 없이 대장을 통과하는 에틸렌 옥사이드의 불활성 중합체입니다. 장정결제로 사용되는 4L의 PEG 제제에는 장관 내 나트륨 흡수에 필요한 chloride 이온을 sulfate 이온으로 대체시켜 나트륨의 장내흡수를 크게 줄일 수 있도록 sodium sulfate를 포함한 다양한 전해질 성분을 포함하여 장내 삼투압을 등장성으로 유지시킵니다. 이를 통해 체중, 전해질 또는 대사이상 등의 변화 없이 우수한 장정결 효과를 보이는데요.
따라서 만성콩팥병, 전해질 분균형이나 복수가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몬맛이라고 하지만 비릿한 레몬맛에 총 물을 4L나 마셔야 하므로 복부팽만감, 복통, 구역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3. 저용량 등삼투압제제(PEG-ascorbic acid)

4L의 고용량 복용이 힘든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저용량의 등삼투압제제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쿨프렙산(태준제약), 에스콜론산(알보젠 코리아), 씨엠쿨산(씨엠지제약), 맥스쿨산(한국 파비스제약), 하프렙산(한국 팜비오), 크린콜씨산(동인당제약)이 있는데요.
 
비록 복용량이 2L로 줄어들었지만 추가된 ascorbic acid 및 첨가제 아스파탐으로 인해 글루코오스-6-인산탈수효소 결핍 혹은 페닐케톤뇨증이 있는 수검자에서 금기이며, 중증 심부전 NYHA (New York Heart Association) class III-IV 및 크레아티닌 청소율 30 mL/min 미만에서도 금기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강한 수검자를 대상으로 장정결제 복용 후 신기능 저하를 비교한 후향적 연구에서 4L PEG (1.3%)와 비교하여 2L PEG-ascorbic acid (3.2%)에서 신기능 저하(크레아티닌 청소율 <60 mL/min)를 보인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4L 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너무 힘든 사람들에게 복용이 수월하며 맛개선 역시 많이 되어 EndoTODAY와 같은 학회에서는 tolerance 그러니까 좀 더 복용 편의성이 좋아 더 권고되기도 합니다.
 

정리

먼저 저는 기존의 블로그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콩팥에게 안 좋은 일은 최대한 피하자는 주의입니다.
 
여러 조사를 해본 결과 오라팡정은 아직까진 신장 질환 환자에게 무리가 간다는 임상적 보고가 없긴 하지만 개발된 지 몇 년이 안된 약이며 고삼투압제제가 가지는 체액 및 전해질 불균형 유발 가능성이 있어 콩팥병 환자는 피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실제로 아산병원 등에서는 사구체신염 등 만성콩팥병 질환 환자들에게 오라팡정보다 보다 안전한 쿨프렙산이나 코리트산을 복용이 힘들더라도 권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기존 물약이 주는 불쾌한 맛, 거북한 냄새로 쿨프렙산이나 코리트산 복용이 너무 힘든 경우엔 오라팡정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엔 약 복용 후 설사로 몸에서 빠져나가는 전해질의 보충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대장내시경 후 신장내과 의사와의 상담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심평원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코리트산과 같이 콩팥에 안전하다고 알려진 PEG 제제 역시 급성 신부전과 연관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폴리에틸렌 글리콜 장정결제가 급성 신부전 위험을 제거하진 않는다는 논문

아직 만성 콩팥병과의 연관성은 증명된 게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이렇게 어쩌면 위험할 수 있는 장정결제 복용인 만큼 건강을 확인하려고 받는 대장 내시경을 통해 콩팥 건강을 잃지 않도록 주의사항과 현 몸 상태를 잘 인지하시고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발생하는 콩팥 기능 부전의 유발 기전은 체액 고갈에 의한 것이라니  콩팥병 환자분들은 장정결제 복용 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을 꼭 숙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