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의 병태생리에 대한 최신 지견(1)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비가역적인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 질병의 후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각 증상이 없어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시신경유두 부위가 병형되면서 망막신경절세포의 퇴행이 일어나는 진행성 시신경병증으로, 시신경 손상은 시야 결손과 시력상실을 초래한다. 대표적인 위험 인자는 높은 안압이다. 하지만 정상 안압 범위에 있는 경우에도 혈류 장애나 구조적인 취약성 등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녹내장의 분류>

방수는 홍채 뒤에 위치한 섬모체에서 생성되 홍채 앞뒤 공간을 채우는 투명한 수용성 체액이다. 안압은 방수가 나타내는 압력으로 방수의 생성량과 배출량 사이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녹내장에서 안압 상승은 주로 방수의 배출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방수는 홍채와 각막 사이의 틈새인 전방각에 위치한 두개의 유출로를 통해 배출된다.

섬유주 유출로 : 70% 배출

포도막공막 유출로 : 30% 배출

녹내장은 전방각의 방수 유출로가 해부학적으로 개방됐는지 여부에 따라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으로 구분된다. 

 

1) 개방각 녹내장

전방각은 해부학적으로 개방돼 있어 안압 상승을 유발하는 뚜렷한 안과적 질환 없이 서서히 진행된다. 주로 섬유주 유출로 저항이 증가해 안압이 상승한다.

2) 폐쇄각 녹내장

홍채, 수정체, 후방 조직 등의 구조적인 장애로 인해 전방각이 막혀 방수 유출이 차단돼 안압이 상승한다. 주로 홍채의 유착이나 동공 차단으로 유출로가 폐쇄되며, 급성 페쇄각 녹내장은 급격한 안압 상승을 일으켜 갑작스런 시력 저하, 두통, 안구통증, 구역 구토 등을 유발한다.

 

<녹내장의 병태생리학적 기전>

녹내장에서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기전으로 안압에 의한 손상, 허혈 손상과 망막신경절세포 축삭의 물질 수송 장애, 신경교세포 기능 이상, 신경 염증, 흥분 독성, 산화적 스트레스 등이 제시된다.

 

안압이 증가했을때 망막신경절세포의 사멸기전은 다음과 같다.

1) 높은 안압은 TNF-a와 같은 세포 손상 물질을 생성하여 사상판 부위에 망막신경절세포의 축상을 손상시킨다

2) 축삭이 손상된 망막신경절세포는 사멸하고 망막신경섬유층의 두께는 얇아지며 사상판이 변형된다

3) 진행된 녹내장에선 망막신경절세포와 축삭이 손상되어 사상판은 얇아지고 휘어지며 시신경유두의 함몰이 심해진다

 

안압은 녹내장 위험 인자 중에서 유일하게 조절 가능한 인자이다. 따라서 녹내장의 입증된 치료법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간혹 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사상판의 두께가 얇거나 취약한 구조를 갖는 경우에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고안압증 환자는 안압을 20% 낮추었을때 녹내장 진행이 절반으로 낮추어졌고

정상안압 녹내장환자도 안압을 저하했더니 12%에서만 녹내장이 진행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녹내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상안압 녹내장에서도 안압관리가 중요하며 안압 조절이 녹내장의 진행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이다.